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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의 예를 들면, 그의 저작 중 한 권을 머리를 싸매고 읽어도 정확히 무엇을 이야기 하는 지 알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그의 일생을 관통하는 철학적 체계를 이해하자면 <지식의 고고학>부터 <성의 역사>까지 여러 권의 책을 읽어야 하므로 엄청난 에너지와 시간이 필요하다.
다른 세 사람의 구조주의자들 역시 난해하기로 말하자면 푸코에게 절대 뒤지지 않을 사람들이니 <쉽게 읽기>는 정말 반갑다.
결론을 말하자면 철학 문외한이 구조주의를 이해하는 데 이 책은 대단히 훌륭하다.
철저히 쉽게 쓴 책이며, 쉬운 예를 들어서 그 알쏭달쏭한 바르트의 이론까지 한 입에 쏙 들어와서 녹아 내리는 쾌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 대단한 철학자들의 생각을 종이 수 십장에 간추려 넣다 보니 다소 오해의 소지가 될 만한 부분도 있다. (사실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 한 권이 이 책 전체 분량의 대여섯배가 된다.)
가장 심각한 부분은 라깡이다.
저자 역시 이 책으로 라깡 철학을 모두 표현할 수 없다는 데 솔직하게 동의하고 있다.
그의 설명은 지면의 한계인지, 독자의 수준을 배려한 것인지 모르지만 라깡의 핵심을 벗어나 있어서 아쉽다.

하지만 이 책은 사랑스럽다.
이 철학자들의 원서로 이만큼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자면 나의 경우 몇 년 이상 걸릴 것이다.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쉽고 안락하게 구조주의를 내게 이해시켜주다니, 어찌 사랑스럽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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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프로이트 & 라캉, 무의식에로의 초대 (2010, 김 석) file

  • marcus
  • 2015-01-10
  • 조회 수 1056

프로이트는 이미 상식이 일부가 되어버렸다. 20세기 초만 해도 생소하던 <무의식>은 이제 초등학생도 입버릇처럼 달고 다닌다. 하지만 라캉은 여전히 새롭고, 생소하고, 난해하다. (원래 그렇다) 라캉의 기본에 대해서 이렇게 일목요연하고 쉽게 정리한 책은 난생 처음이다. 그렇다고 너무 겉핥기만 해서...

인간 본성에 대하여 (On human nature, Edward O. Wilson, 1976) file

  • marcus
  • 2015-01-10
  • 조회 수 892

1976년에 발표된 이 책은 당시로서는 놀랍고도 획기적인 저작이었다. 곤충학, 특히 사회성이 극도로 강한 개미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동물학자였던 에드워드 윌슨은 사회생물학이라는 학문이 인간의 삶을 보다 근원적으로 설명해 줄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통합하여 생각하는, 소위 통섭...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우치다 타츠무, 25011) file

  • marcus
  • 2015-01-07
  • 조회 수 7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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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당 (Cathedral, Raymond Carver) file

  • marcus
  • 2015-01-07
  • 조회 수 965

현대 미국 단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인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집. 그의 단편들은 하나같이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는 문체로, 산뜻하다. 긴 수식이나 비유가 없고, 감정은 절제되어 있으며, 건조하며 또렷하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간결하다. 어떤 짧은 단편은 기승전결을 따질 것이 없을 정도로 단...

도시의 승리 (Triumph of the City, Edward Glazer, ) file

  • marcus
  • 2014-10-31
  • 조회 수 2239

많은 사람들은 도시가 복잡하고, 위험하고, 지저분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도시가 부지불식간에 우리에게 선사하는 혜택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조영남이 <도시여 안녕>을 목놓아 부르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은 도시를 떠나고 싶다는 것을 무슨 대단한 자랑처럼 이야기한다. 하지만 ...

슬픈 열대 (Tristes Tropiques, Claude Levi-Strauss, 1955) file

  • marcus
  • 2014-10-08
  • 조회 수 2269

나 같은 철학 문외한에게 <슬픈 열대>의 장점은,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저명한 구조주의 철학자이자 인류학자인 끌로드 레비 스트로스의 이 유명한 저서는 철학적 깊이가 깊다고 해서 어려워야 한다는 선입견을 살짝 뛰어 넘는다. (대체로 푸코는 책의 뒷부분으로 갈수록 혼란스러워진다. 라깡...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2007) file

  • marcus
  • 2014-09-27
  • 조회 수 2187

그 어느 누구에게든 엄마라는 존재는 숨쉬는 공기와 같다. 엄마의 자리는 비어있을 때는 한없이 아쉽고 간절하지만, 차 있을 때 우리는 그 존재를 의식하지 못한다. 어느 순간, 매일 뜨고 지는 해가 어깨를 누르는 느낌이 들 때가 오면, 이제는 볼 수 없는 엄마를 향해 머리를 돌리는 것이 우리가 엄마를 인식하는 방법이...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 - 미국 인디언 멸망사 (Bury my heart at Wounded Knee, Dee Brown 1970) file

  • marcus
  • 2014-09-25
  • 조회 수 2944

한 장 한 장 마다 미국 인디언이 멸족 당한 역사를 간략히 담고 있는 이 책은 아름답거나 재미있지는 않다. 이 책은 신대륙에 침입한 백인들의 야수성에 대한 참담하고 건조한 보고서이기 때문이다. 인디언들은 다만 자기가 살던 땅에서 수 만년간 살던 대로 살아가기를 원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 땅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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