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 - 미국 인디언 멸망사 (Bury my heart at Wounded Knee, Dee Brown 1970)
조회 수 4091 추천 수 0 2014.09.25 18:19:06
한 장 한 장 마다 미국 인디언이 멸족 당한 역사를 간략히 담고 있는 이 책은 아름답거나 재미있지는 않다. 이 책은 신대륙에 침입한 백인들의 야수성에 대한 참담하고 건조한 보고서이기 때문이다.
인디언들은 다만 자기가 살던 땅에서 수 만년간 살던 대로 살아가기를 원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 땅에서 이권이 발견되는 즉시 백인들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인디언들을 내몰았다., 작물도
키우기 힘들고, 들소도 살지 않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황무지를
<인디언 보호구역>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에게 주고는 감금했다. 살던 곳으로 돌아가려는 인디언도, 그런 조치에 불만을 표시하는 인디언도
백인들에게는 사냥감었고, 여자들과 어린이들도 무차별적으로 죽었다.
종국에는 보호구역에 살던 인디언은 해치지 않겠다던 약속마저 깨뜨리고 학살을 되풀이한다. 인디언들은
백인에게 복수하고, 이를 빌미로 백인들은 <인종 청소>를 완성한다. 강자의 탐욕은 이 슬픈 부족들을 완전히 절멸시키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수 족, 샤이엔 족, 아파치 족 등 지금도 미국 군대의 병기 이름으로 사용되는 이름을 가진 이 용감하고 불행한 인디언들은 현재 거의 절멸된 상태이다.
소위 <서부 개척>이라는 미명하에
진행된 미국의 영토확장의 뒷면에는 인디언의 멸망이 필수적으로 뒤따랐던 것이다. 그들은 왜 공존하지 못했을까. 그것은 정말 불가능했을까.
처음에는 공존하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사실 동해안에 처음 식민지가 들어섰을 때 인디언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백인들은 그 땅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인간의 탐욕은 늘 그 어떤 은혜도 배반하게끔 하는 모양이다.
특별한 예외를 제외한다면 인류의 역사는 사실상 이런 학살의 반복이었다고, 인류의 한 개체로서 자위하자. 강자가 약자를 죽이고 강탈하는 것, 그것은
이성에 우선하는 인간의 생물학적인 특징일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학살을 자행한 자들이여, 당신들은 최소한의 진지한 참회를 했는가, 혹은 할 것 인가. 이 점에 대한 우리의 끝없는 자각과 의문은 사라지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