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0
그 어느 누구에게든 엄마라는 존재는 숨쉬는 공기와 같다.
엄마의 자리는 비어있을 때는 한없이 아쉽고 간절하지만, 차 있을 때 우리는 그 존재를 의식하지
못한다.
어느 순간, 매일 뜨고 지는 해가 어깨를 누르는 느낌이 들 때가 오면, 이제는 볼 수 없는 엄마를 향해 머리를 돌리는 것이 우리가 엄마를 인식하는 방법이다.
엄마가 우리를 생각하는 마음을 후회 없이 느껴보려면 우리는 도대체 얼마나 지독하게 엄마의 부재를 겪어야 하는지에 대한 뜨겁고 안타까운
고해성사, 그 이야기가 바로 <엄마를 부탁해>이다.
차곡차곡 쌓아 올려지는 엄마에 대한 회한은 <피에타 상>의 성모마리아 앞에서 절정에 이른다.
죽은 예수를 안고 앉아있는 성모, 그의 표정에는 처절함도 있지만, 다만 우리를 구원하고자 하는 엄마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사랑과 포용이 있다.
그것은 성모마리아만이 아닌, 모든 엄마가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신경숙의 글은 그 내부에 대리석같이 튼튼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겉은 부드럽기도 하고 달콤하기도 하며, 쓰기도 떫기도 하다. 차가운 돌로 만들어졌지만 한없는 포근함과 슬픔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피에타 상과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는
같은 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