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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이자 유일무이하게 아카데미를 수상한 여감독, 캐드린 비글로우의 2017년 작.
1967년 디트로이트 폭동을 둘러 싼 인종갈등이 주제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모를 폭력적 상황을 배경으로, 등장인물들은 흑,백 각 인종의 문제점을 잘 나타내고 있다.
리얼리즘이 펄펄 끓어넘치는 영화이며, 핸드헬드가 분주히 움직인다.
비글로우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아니 영원히 정리 불가능할 문제인 인종갈등을다시 테이블 위에 올리려 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영화는 단순히 인종 문제보다 훨씬 복잡한 담론을 꺼내고 있다.
폭력성과 위선, 거짓말, 온갖 핑계로 포장된 악행을 인간은 벗어날 수 있는가? 그것은 결국 인간의 원래의 모습이 아닌가?
그것이 맞다면 도덕과 법, 그리고 인간이 만든 어떤 가치관이든 공정할 수 있는가?
그러면 인간의 사악함을 어디까지 인정하는 것이 사회를 꾸려나가기에 최선인가?
물론 정답은 아무도 모를 것이다.
그래서 혼돈은 지금도 지구 어디에선가에서는 계속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역사는 앞으로 나아가지만 발전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오락보다는 철학을 위한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