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멋진 와인.
프리울리 지울리니 뿐 아니라 전체 이탈리아를 통털어서 손가락 안에 꼽힐 만한 화이트.
뚜렷하고 맑은 황금색.
첫 향은 소비뇽 블랑을 연상시킨다. 구스베리향이 직관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입안에서 감도는 두번째 향은 시트러스나 레몬, 망고 혹은 파인애플의 느낌이다.
또렷하고 인상적이다.
가벼운 꿀 향, 제라늄 향 역시 느낄 수 있다.
단 맛이 있는 듯 없는 듯 한데, 기분이 좋아진다. 꿈 속같은 포근함, 아련함.
이 모든 것들이 이루는, 흠을 잡을래야 잡을 수 없는 완벽한 균형.
하지만 모든 것들 압도하는 놀라운 이 와인의 힘은 입안에서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무게감과 긴 피니쉬이다.
혀에 닿는 감각은 쓰게 느껴질 정도로 남성적이고, 그 짓누르는 듯한 힘은 와인을 삼킨 후에도 사라질 줄을 모른다.
이것이 바로, 그 비싸고 여성스러운 화려함을 자랑하는 프랑스의 화이트를 한 합으로 제압하는 이탈리아 화이트의 마술적인 매력이다.
9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