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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불투명한 짙은 루비색의 이 와인은 한마디로 에어 서스펜션을 장착한 고급 세단의 느낌이다.
굳이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면 최고급 렉서스라고나 할까.
제비꽃, 잘 익은 자두와 베리, 후추를 비롯한 향신료, 감초 느낌이 잔 위로 솟구친다.
가죽, 동물향도 약하게 느껴진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타닌과 온화하고 부드러운 질감 때문에 마치 구름위를 떠다니는 듯 하다.
부케부터 피니쉬까지, 이 와인은 부드럽고 우아하다.
이 몽환적인 아늑함은 단 한 모금으로도 마치 마약처럼 나를 행복감에 젖게 만든다.
입으로 들어온 순간부터 목으로 넘어간 후 잠시의 시간까지, 이 와인은 세상의 번뇌와 고단함을 잊게 했다.
중독성이 심한, 마력의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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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7.5. GAVI 론시음회
64% of old Grenache vines, 25 % Syrah, 10% Mourvèdre, 1% Counoi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