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북부의 Navarra 지역은 그 유명한 Rioja의 북서쪽에 붙어 있다.
필록세라가 프랑스를 덮쳤을 때 프랑스 네고시앙들의 버팀목이 바로 Rioja와 Navarra 두 지역이었다.
그 후 Rioja북부의 Haro에 철도가 부설되면서 두 지역의 운명은 갈라졌다.
비옥한 Navarra는 척박한 땅인 Rioja에 와인산업의 패권을 빼았겼다."
(The World Atlas of Wine 6Ed, H.Johnson & J.Robinson)
Garnacha 100%의 이 와인은 놀라울 정도로 우아하다.
색은 옅은 레몬색이다. 약간이 기포가 있는 듯...
잔위에서 레몬, 라임과 옅은 망고, 자두, 파인애플 향이 춤을 춘다.
복숭아와 아카시아 향도 느낄 수 있고, 바닐라와 코코넛 향도 과하지 않게 느껴진다.
입안으로 들어오면 적당한 산도와 무게감이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다. 그야말로 절묘한 균형감이다.
삼킨 후에는 향들이 코를 스쳐지나가면서 라임, 레몬 향이 길게 남는다.
이렇게 되면 한 잔 더 마시고 싶은 유혹을 이겨낼 수가 없다.
화사하면서도 정결함을 잃지 않으며, 풍성하지만 예리하다.
뚜렷하고 직관적이라 마시면서 복잡한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
그냥 자꾸 잔으로 손이 가고, 이유 없이 앞에 앉아있는 사람에게 또 따라주고 싶어지는, 그런 사랑스러운 와인이다.
불운했던 Navarra의 영광을 이 와인을 통해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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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6.26